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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제품/Etc

레오폴드 FC660C 정전용량 무접점 키보드 구매기와 리뷰


약 1년간 레노버Lenovo에서 나온 신형 울트라나브Ultranav 키보드를 쓰고 있었다.



키감은 정말 좋은데 여러 가지 문제로 인해 새로운 키보드를 찾게 되었다.


대표적인 것은 방향키와 매우 근접한 위치에 pgup, pgdn 버튼이 있어


오타가 매우 자주 났던 것이 있고,


별개로 home과 end키를 자주 쓰는데 이 키들이 insert, delete 등


다른 키들과 분리되어 있지 않아 사용에 어려움을 겪었던 것도 문제점 중 하나였다.


나는 손에서 땀이 많이 나는 편인데,


오래 사용하다 보니 키캡이 번들번들해져서 종종 오타가 나는 점도 아쉬웠다.



넘버패드와 펑션키(F1~F12)는 자주 사용하지 않지만


방향키와 home/end, 그리고 insert/delete 키를 자주 사용하기 때문에


그런 부분들에서 조작이 편리한 키보드를 찾게 되었다.


또한 일할 때 사용할 키보드이기에 소음이 크게 나는 키보드는 제외하고


소음이 적은 키보드를 우선적으로 생각했다.


이 연장선상에서 LED가 화려한 키보드도 제외.


펜타그래프 수준의 극도로 낮은 키압은 아니더라도


장시간 타이핑할 때 피로하지 않을 정도의 키압도 필요했다.


예산도 물론 고려대상이었다.


요약하자면


1. 크기가 작은 키보드

2. 저소음

3. LED 없고 오래 타이핑하기 편한 키보드

3. 가격


이 정도를 보고 여러 키보드들을 고려하게 되었다.



여러 가지 키보드를 접하기 위해 처음 갔던 곳은 신용산역의 리더스키이다.


전철역에서 밖으로 나가지 않아도 연결된 통로를 통해 바로 상가로 갈 수 있어


접근성 면에서는 매우 좋았다.


또한 갔던 시간이 주말 늦은 오후라 그런지 사람도 없어


오랫동안 다양한 키보드를 타이핑해 보고 고민할 수 있었다.


전시된 키보드 수도 많고 공간도 쾌적하며,


직접 컴퓨터에 연결한 뒤 앉아서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은


후술할 다른 매장에 비해 확실히 좋았다.


가기 전에 리얼포스 텐키리스 키보드나 레오폴드 980c 등의


정전용량 무접점 키보드를 고민하고 있었다.


워낙 가격이 높아 실제 타건해 보고 그 정도 값어치를 할 것 같다 싶으면


그 자리에서 바로 구매할 요량이었다.


그런데 리더스키에서 다양한 키보드를 사용해 보니


의외로 저소음 적축 키보드들이 소음도 훨씬 적고,


타건했을 때의 키감도 정전용량 무접점 키보드와 큰 차이가 없었으며


가격도 1/2 이하라고 하여 조금 더 생각해 보기로 하고 매장을 나왔다.


인터넷에서 다양한 저소음 적축 키보드들을 살펴 봤는데


재고가 남은 곳이 별로 없고 있다 하더라도 그렇게 끌리지 않는 색상밖에 남아있지 않았다.


바밀로에서 나온 키보드들이 재고가 좀 있었는데


LED도 있고 비키 스타일이 개인적으로는 별로 마음에 들지 않아서


만약에 다른 키보드가 없다 하면 그 때 사려고 생각했다.



월요일날 용산에 다시 들러 다른 키보드 타건샵들을 살펴 봤다.


가기 전에 매장에 전화해 저소음 적축 재고가 있는지 물어봤는데 다들 재고가 없고


대신 1월 말에 리얼포스 10주년 그레이블루 색상으로 몇 가지 종류가 입고된다는 말은 들었다.


들렀던 매장들에서는 리더스키에서 타건해 보지 못한 제품들을 위주로 타이핑해 봤는데,


앱코의 무접점 키보드는 기본적으로 윤활이 되어 나오는지라


다른 키보드들에 비해 월등히 좋은 타건감을 가지고 있었다.


가격 또한 기계식 키보드들과 거의 같은 가격이기도 하고.


하지만 인터넷에서 내구성에 문제가 있다는 평이 많아 목록에서는 제외했다.


타건해 본 매장은 구산컴넷과 피씨기어였는데,


구산컴넷은 키보드 종류는 정말 많았지만 진열대가 낮아 타건하기 좋은 환경이 아니었고


피씨기어는 리더스키와 비슷하게 기계식 키보드와


정전용량 무접점 키보드 위주로 진열되어 있었으나


리더스키보다는 구비한 제품의 종류가 적은 편이었고


앉아서 여유롭게 타건할 만한 환경은 되지 못했다.



결과적으로는 피씨기어에서 FC660C를 구매했다.


리더스키에 갔을 때는 home키와 end키가 없는 미니배열 키보드는 제외하고


텐키리스 키보드 위주로 타건해 봤는데


집에 와서 조금 더 조사를 해 보니 딥스위치를 통해서


FN키와 윈도우 키의 위치를 바꾸면


FN키와 방향키 조합으로 보다 편리하게 home키와 end키를


사용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고,


F1~F12의 펑션키가 없어 책상을 보다 넓게 쓸 수 있지 않을까 하여


결과적으로는 22만원 가량에 FC660C를 구매하게 되었다.


클래식한 그레이화이트 제품을 구매할까 했는데


피씨기어 제품들이 하나같이 하얀색 키캡에 때가 너무 탄 모습들이라


화이트를 사고 싶은 마음이 뚝 떨어져 그레이 색상으로 구매하게 되었다.


피씨기어에서 사은품으로 준 빨간색 ESC키를 끼우고 사용중인데


CTRL+FN+방향키 조합과 SHIFT+FN+방향키 조합이 헷갈려서 


적응에 약간 어려움을 겪고 있다.


그래도 쓰다 보니 적응이 되어 지금은 오히려 풀배열 키보드가 불편하게 되었다.


그리고 키압 표기는 45g으로 되어 있지만, 실제로는 이보다 높은 것 같은 느낌을 준다.


키압 50g의 체리 청축 키보드보다 힘을 많이 줘야 키가 입력이 된다.


다른 사람들도 FC660C의 키압이 높다는 평을 많이 하던데,


불편할 정도로 힘을 많이 가해야 하는 건 아니어서 적응하려고 노력중이다.



키캡이 체리와는 다른 토프레 키캡이라 가격도 비싸고 서드파티 제품도 별로 없어


원하는 색상의 키캡을 구매하기 어렵다.


이제 키보드를 산지 약 반년 정도 됐는데, 그 동안 키캡을 몇 개 바꿔줬다.


토프레 키보드 특성상 다양한 종류의 키캡을 구하기 힘들어 그 방법은 포기하고,


대신 차선으로 선택한 것이 해피해킹HHKB 키캡이다.


리얼포스Realforce 키캡 세트를 구매하는 데는 10만원이 넘는 돈이 드는 반면에


해피해킹 키캡은 비록 풀배열 키캡은 아니지만,


그리고 직구를 해야 되는 불편함은 있지만 그 절반인 5만원 가량에 구매할 수 있다.


또한 FC660C의 다양한 펑션키 조합과


해피해킹 키캡의 측각에 박혀 있는 F1~F12, Home, End, Pgup, Pgdn 등


해피해킹의 펑션키 조합이 많이 일치해 직관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해피해킹 키캡을 끼우면 FC660C 순정 키캡보다 도각거리는 키감이 강화되기에


혹여나 구매를 망설이고 있다면 강력하게 추천한다.


나에게는 5만원으로 새로운 키보드를 쓰는 느낌이 들었다.


처음부터 흰색 FC660C를 샀으면 추가지출하지 않았겠느냐 하겠지만


앞서 말했듯 피씨기어에 있던 흰색 제품들 상태가 전부 때가 타도 한참 타서


흰색 하우징을 사서 때가 더럽게 타는 걸 보기보다는 회색을 사는 게 낫겠다고 생각했다.


구하기 어려운 순정 키캡은 고이 모셔두고 구하기 쉬운 키캡을 사서 끼워줄 요량이었다. 


그럴거면 사려는 키캡과 다른 색상의 키보드를 사는 것이 오히려 낫겠지.



결과적으로는 요런 모양새가 되었다.


가끔씩 흰색에서 파란색(하늘색) 스페이스바로 바꿔주기도 하는데,


그러면 스페이스바에서 소리가 크게 나서 흰색이 타이핑하기에는 보다 좋은 것 같다.



키캡놀이를 위해 키보드에 체리 슬라이더를 구매해서 이식하는 방법도 고려해 봤지만


일단 뚜껑을 따는 게 아직 좀 남은 워런티를 훼손시키는 일이기도 하고,


키감을 변형시키지 않는 범위 내에서 커스터마이징을 하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에


슬라이더 이식은 1년 후까지는 보류하기로 했다.


무상보증기간이 만료되는 1년 후에는 저소음 링을 끼우고


그때까지 키보드 커스터마이징에 대한 열정이 살아있다면


Hasu 컨트롤러를 이식해 여러가지 매크로를 활용해 볼 계획이다.


저소음 링도 키감을 변형시키는 일이지 않냐 하는데


소음이 생각보다 많이 커서 한 번 끼워보고 만족스러우면 계속 쓰고,


소음이 별로 줄어들지 않으면 다시 빼려고 한다.


윤활의 경우 들여야 하는 수고도 크고,


현재 도각거리는 것도 충분히 만족스럽기 때문에 하지 않을 생각이다.



해피해킹 키캡에 더해 방향키와 스페이스바, 그리고 일부 기능키들에 사용된 키캡은


알리익스프레스에서 구매한 포인트 키캡이다.


화사한 분위기를 만들기 위해 구매했는데, 잘 어울린다.


그런데 스페이스바가 공명음이 심하고 1U 사이즈의 조그만 키캡들이


두께가 얇아서 그런지 자꾸 틱틱대는 소리를 낸다.


그래서 알파키 전부 알리익스프레스에서 구매하는 것은 추천하지 않는다.


특정 키에만 포인트로 심어주는 것은 나쁘지 않은 것 같다.



그런데 문제가 생겼다.


키보드를 산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다른 키보드들이 사고 싶어져서


얼마전에 해피해킹을 주문했다.


음... 모르겠다.



해피해킹에 관해서도 리뷰를 올릴 예정인데, 귀찮아서 자꾸 지연되고 있다.


일반적으로 볼 수 있는 해피해킹 배열과는 다른 일어배열(JIS)인데,


저기에는 Hasu 컨트롤러도 심었고, 나중에 블루투스도 되도록


이것저것 트윅을 할 예정이다.



최근에 FC660C가 리얼포스 10주년 파랑/회색 키캡과


올블랙 키캡으로 새롭게 출시됐다고 하는데,




키캡 뿐만이 아니라 방청도 돼 있고 일본에서 생산하기에 QC도 잘 돼 있다고 한다.


이미 쓰는 키보드에 만족하고는 있지만, 못내 아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