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배를 직접 말아 피우는 롤링 타바코처럼 전자담배도 액상을 제조할 수 있다.
물론 처음부터 끝까지 내가 다 만드는 건 아니고,
쇼핑몰에서 제조에 필요한 재료들을 구입해서 혼합하는 정도에 불과하다.
가구 DIY같은 느낌이랄까?
요리처럼 불 조절이나 이것저것 신경써야 될 일이 많은 작업도 아니고
그냥 정해진 용량만큼 비율 맞춰서 재료를 빈 병에 투입한 뒤 흔들어주고 기다리면 되는거라
만드는 건 전혀 어렵지 않다. 다만 약간 귀찮을 뿐.
김치처럼 이것저것 재료를 집어넣고 '숙성', 그러니까 재료들이 잘 섞이도록 기다리는 과정이 포함돼 있다고 해서
액상 자가제작을 액상 김장이라고도 부른다.
이 글은 액상 자가제작의 방법이나 절차를 설명하려는 글이 아니기 때문에
방법에 관한 내용은 예전에 썼던 가이드에서 확인하기 바란다.
2015/10/24 - [전자담배리뷰/꿀팁+기타] - 전자담배 액상 자가제작의 기초 (1)
2015/10/25 - [전자담배리뷰/꿀팁+기타] - 전자담배 액상 자가제작의 기초 (2)
요리로 따지면 레시피에 해당될텐데,
액상에 포함되는 주재료인 PG, VG, 그리고 향료의 배합이
액상의 맛, 액상의 무화량, 액상의 점도 등을 결정한다.
보다 깊고 복합적인 맛을 구현하기 위해 2가지 이상의 향료를 사용하는데,
각 향료의 양을 적절하게 맞춰주는 것이 액상을 만드는데 있어 두번째로 까다로운 부분이다.
첫번째는 니코틴을 관리하는 일.
그런데 요즘에는 이 향료 양을 미리 맞춰서 판매하는 '프리믹스'라는 것도 나와서
이제는 프리믹스와 PG, VG만 넣어주고
사용자 습관에 따라서 니코틴만 첨가해주면 되는 편한 세상이 됐다.
무화량과 점도는 액상에 포함된 VG의 비율을 높이면 증가한다.
액상을 왜 사지 않고 직접 만드는 것일까?
답은 '저렴해서'.
일반적으로 액상은 20~30ml 병에 담겨 판매된다.
이런 액상 중 저렴한 건 5천원에서 비싼 수입 액상의 경우 2~3만원 정도에 판매되는데,
전자담배를 자주 사용하거나 고출력으로 쓰는 사람은 하루에 5ml 이상은 너끈히 소비한다.
30ml에 만원짜리 액상을 먹는다 가정하면 한 달에 5만원 정도가 지속적으로 지출되는 셈이다.
하지만 액상을 김장하게 되면 이것보다 훨씬 저렴한 가격에 액상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에
액상을 많이 필요로 하는 헤비 베이퍼들은 주로 김장을 하는 편이다.
요즘엔 향료를 판매하는 국내 업체에서 프리믹스도 팔고 김장한 액상도 판매하는데,
가격도 저렴한 편이고 100ml 정도의 대용량으로 판매하기 때문에
만약 전자담배를 라이트하게 쓴다면 그런 것을 구매하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
김장을 하려면 초기비용이 적지 않게 든다.
우선 김장을 하기 위한 공병과 스포이드, 주사기 등에 돈이 나가고,
PG나 VG는 대개 리터당 8000원 내외에 판매되는 것을 사야 한다.
향료도 가격이 꽤나 나가는 편이어서 이걸 사기보다
차라리 완성품을 구매하는 것이 비용을 더 세이브하게 될 수도 있으므로
본인의 상황이나 소비량 등을 잘 계산해서 어떤 쪽이 더 경제적일지 판단하는 것이 좋겠다.
거기에 더해서 액상에 사용되는 향료는 섭취가 가능한 식품으로 분류된다.
여느 식품과 마찬가지로 향료도 장기보관하면 변질되므로
쓸 만큼만 구매해서 빨리 소진한 다음에 다시 향료를 구매하는 것이 좋다.
난 주책없이 향료를 대용량으로 해외직구했다가 오랫동안 안 먹어서 향이 변하기도 했었다.
이런 시행착오는 거치지 않기를 바란다.
아, 그리고 본인이 사용하는 무화기에 따라서 향료의 비율을 조금씩 바꿔야 한다.
소위 '폐호흡'이라고 부르는 저저항 무화기는 향료의 비율을 조금 낮춰도 되고,
고저항의 '입호흡' 무화기는 향료의 비율을 조금 높여야 한다.
같은 비율로 혼합된 액상을 베이핑하면
저저항 무화기를 쓰면 고저항 무화기를 쓸 때보다 많은 증기를 흡입하게 되고,
당연히 맛도 훨씬 강하게 느낄 수 있다.
가끔 베이핑 커뮤니티에서 PG 알레르기 때문에 고생한다는 글이 올라오곤 하는데,
나는 경험해 보진 못했으나 피부에 트러블이 생기고 간지러움 등이 생긴다고 한다.
외국에서는 알러지라는 말 대신 민감성Sensitivity이라고 얘기하던데,
치료는 어렵고 대신 알러지가 나지 않게 관리하는 법에 대해서 서술하고 글을 마무리지으려 한다.
PG와 접촉하게 되면 알러지가 발현되기 때문에
현재로서 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은 PG와 최대한 멀리 떨어지는 것이다.
다행히 PG없이도 액상 제작을 할 수 있기 때문에 전자담배를 끊지 않아도 된다.
액상에서 PG가 빠지게 되면 맛이 연해지고 점성이 커져 무화기에 액상 유입이 잘 되지 않는다.
맛이 연해지는 문제는 어느 정도 감수해야 할 부분이지만,
점성은 대체재를 사용해서 완화할 수 있다.
바로 증류수다.
수돗물이나 정수기 물을 받아 써도 큰 문제는 없겠지만
보관시 변질의 우려가 있기 때문에 증류수로 주로 사용하는 편이다.
나는 액상에 포함되는 향료의 비율에 따라 다르지만,
보통 액상 100ml를 만든다고 할 때 향료와 VG를 합쳐 95ml까지 만들고
나머지 5ml를 증류수로 채운다.
증류수를 포함하게 되면 흔들었을 때 희석도 조금 더 원활하게 되고,
액상도 큰 문제 없이 잘 유입되어 탄맛도 나지 않는다.
여기에 베이핑 습관도 약간 변화시킬 필요가 있는데,
베이핑을 할 때 물을 습관적으로 마시면서 입안을 헹궈 수분을 공급해 주고,
10분 이상 오랫동안 베이핑하기보다는 텀을 두고 끊어서 베이핑하는 것을 추천한다.
알러지가 없는 사람들도 물을 자주 마셔줄 필요가 있다.
입안의 수분을 증기가 흡수하면서 입안이 건조해지고,
구내염이나 잇몸에 피(잇몸이 약한 경우)가 날 수 있기 때문이다.
처음 액상을 접할 때 어떤 식으로 테크트리(...?)를 짜면 좋을지에 관해 적어둔 글이 있으니 참고바란다.
액상을 만들어 먹거나 사는 경우를 모두 고려해서 작성한 글인데,
'액상 포트폴리오'를 통해 나의 액상에 대한 선호는 어떤지를
파악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2017/01/10 - [전자담배리뷰/꿀팁,기타] - 어떻게 전자담배 액상을 사야 잘 샀다고 소문이 날까?
다음은 액상을 사서 먹는 것에 관해 조금 더 얘기하고, 액상편을 마무리하려 한다.
2016/09/24 - [전자담배리뷰/입문자를 위한] - 기초 7-3. 액상 - 사서 먹기
- https://i.guim.co.uk/img/static/sys-images/Guardian/Pix/pictures/2010/11/2/1288731169222/Rolling-tobacco-006.jpg?w=1200&h=630&q=55&auto=format&usm=12&fit=crop&bm=normal&ba=bottom%2Cleft&blend64=aHR0cHM6Ly91cGxvYWRzLmd1aW0uY28udWsvMjAxNi8wNS8yNS9vdmVybGF5LWxvZ28tMTIwMC05MF9vcHQucG5n&s=e3317e63d124b1ae002c28aad6206e01 [본문으로]
- http://tong.visitkorea.or.kr/cms/resource/13/1421013_image2_1.png [본문으로]
- http://ecigarettereviewed.com/wp-content/uploads/2014/02/e-liquid-diy-mixing-kit1.jpg [본문으로]
- http://65.media.tumblr.com/e93e66facb630162f2ace7fb21d9977d/tumblr_nd323blmze1tt2uumo1_1280.jpg [본문으로]
- http://ecigarettereviewed.com/wp-content/uploads/2014/02/e-liquid-diy-mixing-kit1.jpg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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