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는 드리퍼(이하 RDA)를 쓰는 것을 좋아하지 않았다.
액상을 지속적으로 충전해 주는 거라든지
휴대하면 액상이 조금씩 새 나오는 것 등등
불편한 점이 많아서 탱크형 무화기를 주로 사용했었다.
그런데
2017/04/01 - [전자담배리뷰/가변기기Box Mod] - HCigar VT 인박스Inbox 바텀피더 모드기 리뷰
바텀피더를 쓰다 보니 RDA가 너어-무 편한거다.
내가 직접 액상을 드리퍼에 수시로 계속 공급해 주니
솜이 액상을 빨아들이길 기다려야 하는 탱크형 무화기보다
액상 유입도 당연히 좋을 수밖에 없고,
액상 새는 것도 유입을 내가 조절하니까
액상이 새지 않을 정도로만 솜이 젖도록 제어할 수 있었다.
그래서 한동안은 바텀피더만 들고 다녔다.
편의성 부분은 더할 나위 없이 만족스러웠다.
하지만 기존에 사용하던 2발 가변 + 25mm 무화기 조합에 비해
출력도 약하고 무화량도 상대적으로 적었던 탓에
2발 바텀피더를 사야겠다는 생각이 계속 들었다.
그런데 바텀피더를 뚝딱 갈아치우는 것보다 앞서서 해야 될 것이
바텀피더에 적합한 RDA를 먼저 찾는 것.
바텀피딩 핀이 동봉돼 있으면서 넓은 빌드덱과 고출력에 적합한 구조를 가지고,
부가적으로 디자인이 이뻤으면 하는게 내가 찾던 RDA의 조건이었다.
그렇게 탐색하다가 마음에 드는 RDA를 발견했는데,
그게 바로 이번에 리뷰할 긱베이프Geekvape의 피어리스Peerless이다.
피어리스는 동료나 또래 등 비슷한 집단을 의미하는 peer와
뭔가 없다는 뜻의 less가 결합돼 만들어진 단어로
주변에 비교할 만한 사람이 없을 정도로 수준이 월등하다는 뜻이다.
'비길 바 없는' 정도라고 해야 되나.
그러나 사용해 보니 음... 그 정도는 아닌 것 같다.
언박싱은 대충 생략하고, 본론으로 들어가면...
피어리스의 구성품으로는
피어리스 RDA, 와이드보어 드립팁을 체결 가능한 검은 금속 재질의 탑캡,
각종 오링 및 바텀피더 핀 등의 부속과 '긱베이프 표' T자형 육각/십자 드라이버가 있다.
엄청 골때리는 건데, 저 탑캡은 쓰라고 만든 건지 그냥 넣어준 건지 이해가 잘 가지 않는다.
왼쪽 탑캡 상단의 짧은 드립팁을 제거하면
'이론상으로는' TFV8이나 그리핀25 등에서 사용되는
와이드보어 드립팁을 체결할 수 있어야 하는데, 너무 헐렁헐렁하다.
쫀득쫀득하게 드립팁이 체결되는 게 아니라
'걸쳐 놓았다'고 할 정도로 느슨하게 결합되기 때문에
사실상 저 검은 탑캡은 사용이 불가하다.
내가 모르는 다른 규격의 드립팁이 있나 하고 찾아봤는데 없었다.
그리고 가운데는 RDA에 기본 체결되어 있는 파란색 울템 + 금속 재질의 탑캡인데
얘는 510 드립팁보다 약간 내경이 넓어서
결론적으로 어떤 서드파티 드립팁도 피어리스 RDA에는 호환이 되지 않는다.
또, 왼쪽 두 탑캡 모두 오른쪽의 에어홀 링과 결합했을 때
뻑뻑해서 쉽게 벗겨지지가 않는다.
게다가 검은 탑캡은 오링이 두툼해서 결합하기도 쉽지 않다.
밑으로 누르는 힘을 주면서 동시에 돌려 끼워줘야 하는데
어우...
나는 바텀피더를 사용할 요량이기 때문에 크게 개의치 않지만,
직접 드리핑을 한다면 액상 주입시마다 애로사항이 발생할 것 같다.
울템 탑캡은 울템 재질 특성상 쉽게 뜨거워지진 않지만
RDA가 워낙 열을 많이 받고 입술과 코일의 거리가 가깝기 때문에
장시간 쓰다 보면 온열감이라 해야 하나,
입술을 포함해 입안이 뜨끈뜨끈한 느낌을 받게 된다.
피어리스의 빌드 덱은 '변형 벨로시티 덱'이라고 칭할 수 있다.
생긴 건 특이하지만 구조적으로 2포스트 4홀의 벨로시티 덱에
추가로 작은 구멍 2개를 긴 구멍 위에 배치했는데,
기존에 리빌드를 해 본 유저라면 쉽게 사용이 가능할 것이다.
위의 작은 구멍은 클랩튼 코일 등 두꺼운 와이어는 들어가지 않는다.
두꺼운 에일리언 코일이나 다양한 코일아트를 위한 것인지 몰라도
밑의 구멍이 길쭉하게 설계되어 있는데,
20게이지 칸탈 와이어를 사용하는 나는
항상 길쭉한 구멍을 좌/우로 나눠주는 '둔덕'에
칸탈이 걸리지 않고 넘어가버려서
나사를 조일 때마다 와이어를 잡고 고정한 상태로 유지하는 동시에
나사를 조여서 와이어를 눌러줘야 하는 불편함이 있다.
무슨 말이냐면,
보편적인 벨로시티 덱은 각 코일의 다리마다 구멍을 1개씩 할당해 주고
나사를 조이기만 하면 코일이 다른 곳으로 밀려나지 않고 나사로 고정이 되었다.
그러나 피어리스의 변형 벨로시티 덱은 나사를 조여도 구멍이 길쭉해서
나사와 나사 사이의 빈 틈으로 와이어가 종종 삐져나가버려
코일이 고정되지 않는 문제가 발생했다는 뜻이다.
... 말로 설명하려니 어려운데
요약하자면 고정할 때 일반 벨로시티 덱보다 조금 더 신경쓰지 않으면
고정이 제대로 되지 않는다는 말이다.
나만 그런가...
쥬스웰이 어마어마하게 깊고 솜의 양을 많이 해도 충분할 정도의 공간이 있는 점은
부인할 수 없는 플러스 요소이다.
좌/우측 쥬스웰 사이에 액상이 드나들 수 있도록 구멍이 있어서
베이핑할 시 한 쪽 솜은 뽀송뽀송해서 탄 맛이 나는 동시에
다른 쪽 솜은 축축해서 액상이 튀는 그런 최악의 상황은 발생하지 않는다고 한다.
뭐 그럴 일이 흔하겠냐만은.
육각 나사의 머리는 긱베이프 T자 드라이버의 육각 드라이버 두 개 중
두꺼운 육각 드라이버를 사용해 풀 수 있다.
나사가 파란 색이라 빌드덱이 예쁘고,
힘을 빡 주고 꽉꽉 조일 수 있게 나사가 포스트 측면이 아닌 상단에 있는 점 등
여러 모로 신경쓴 것이 보인다.
Peerless 로고가 예뻐서 하단부 각인도 보기 아름답다.
바텀피딩 핀이 기본 제공된다.
리빌드 과정은 와이어를 고정하면서 사진을 찍으려니
초점이 어긋나거나 카메라가 흔들려 찍기가 힘들었다.
리빌드 난이도는 딱히 어렵다고 볼 수 없지만
다른 무화기보다 코일 고정시에 약간 더 신경써야 하는 정도.
가격도 저렴하고, 바텀 피더와 사용하기에 최적의 무화기이나
squonker 없이 온리 RDA 목적으로 쓰기에는
아쉬운 점이 많은 드리퍼다.
본 리뷰는 기어베스트Gearbest로부터 제품 제공을 받아 작성되었으며,
긱베이프Geekvape의 피어리스Peerless RDA는
어두운 밤 골목길에서 찍은 아래 사진을 누르면 구매할 수 있다.
인박스와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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