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일상

강아지가 죽었다

2003. 5. 20 ~ 2017. 5. 8


강아지가 죽었다.


내가 막 중학생이 된 때 처음 우리 집에 온 강아지.


초롱이.


미국에 다녀오고 군대까지 다녀온 후에도 항상 집에 있던 강아지인데


이제는 없다.



강아지는 내게 습관들을 남기고 갔다.


밤에 방에서 화장실을 갈 때 복도를 지나 가게 되는데 그 복도에 항상 강아지가 엎어져 자고 있어서


복도를 지날 때면 벽에 붙어 살금살금 강아지가 깨지 않게 걸어가곤 했다.


화장실에 들어가면 강아지 오줌싼 것을 치우기 위해 샤워기를 틀고 바닥에 물을 한번씩 뿌리곤 했다.


부엌에 강아지 물그릇이 있는데 다 먹어서 말라 있으면 물을 채워 넣었다.


그리고 나는 강아지가 죽은 지금도


복도를 벽에 붙어서 살금살금 지나가고


화장실에 들어갈 때마다 물을 뿌리고


차 있는 물그릇을 물끄러미 바라보곤 한다.



쉽지 않다.


죽음에 익숙해 지는 게.



'일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내가 믿고 거르는 영화배우 3  (1) 2015.11.09
풀hd 1080x1920 홈인증  (0) 2015.01.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