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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ny a6000/미러리스입문일기

미러리스 입문기 2편 아몰랑


처음 카메라를 사니까 별의별 기능이 다 있는 게 신기해서 계속 살펴보게 된다.


그런데 뭔 용어들이 그렇게 복잡한지 원...


일단 조리개를 조이고 풀고부터


ISO라는 개념이 대체 뭔지 전혀 이해하질 못하겠고


렌즈는 무슨 암호 비스무리한 게 막 써 있다.


또 카페렌즈 칼이사 등등 그쪽 세계의 은어도 뭐 이렇게 많은지.


기가 막혔던 건 '여친렌즈'라는 어이털리는 별명의 렌즈도 있다는거...


처음에 어떤 양심없는 놈이 그딴 네이밍을 했는지 모르겠는데


잡히면 한 대 치고 도망갈꺼다.


단렌즈는 뭐고 팬케익은 또 뭐고...


폰카가 많이 보급되어서 사진은 진입장벽이 엄청 낮은 취미일 줄 알았는데


조금 알아보니 뭐가 이렇게 어려운지 모르겠다.


찍는 법도 어려운 게 한둘이 아니다.


조금 배워 보니 사진이 초점만 맞추고 셔터만 누르면 만사OK였던 게 아니었던 거다.


뭔 놈의 세팅이 그리 많은지


카메라 사용설명서를 볼 때는 아~ 그런게 있구만~ 했던 걸


실제 적용하려니 어떤 상황에 어떤 기능을 어떻게 활용해야 할지 전혀 감이 오질 않았다.


그리고 커뮤니티를 보면 여러 사진들이 많이 올라오는데


정작 어떻게 찍어야 그렇게 사진이 나오는지에 대해선 안 알려준다.


왜 안알랴줌? 좀 알랴줌..ㅠㅠ


여기서 멘탈이 와장창 박살나기 시작했다.


그냥 아몰랑 하고 관두고 싶은 생각이 굴뚝같았다.


물론 사진을 찍는 상황이나 찍는 의도에 따라서


설정을 다양하게 바꿀 수 있다.


그런데 입문자가 원하는 건 그런 추상적인 설명 말고 명확한 답을 원한다.


내가 사진을 찍는 그 순간에 어떻게 찍어야 하는지 말해주는


그런 코칭이 필요한거다...


하지만 그런 건 해 주는 사람이 없다.



아무래도 전자담배에 관한 얘기로 시작한 블로그다보니


사람들이 댓글로 전자담배를 많이 물어본다.


뭐가 문제인데 어떻게 해야되나 그런걸 물어보는데


가끔씩 뭐 이런 걸 다 물어보나 하는 생각이 드는 질문도 있었다.


대답을 해 줄 때는 물론 최대한 의도에 맞는 대답을 해 줬지만


지금 생각해 보니 딱 내가 그 말도 안되는 거 물어보는 그런 사람이었던거다...


거기까지 가니 카메라 샀던거 다시 팔고 걍 관둘까 하는 생각을 접고


다시 하나부터 차근차근 배워보자 하는 생각에


책을 도서관에서 빌려서 하나씩 보기 시작했다.


빡쳐서 카메라를 집어던져서 카메라가 박살나든


사진 하나씩 배우다가 내 머리가 터지든


누구 하나는 ㅈ될 때까지 부딪치는거다...


물론 내 머리가 깨질 확률이 훨씬 높다.


카메라 비싸게 샀거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