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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담배리뷰/꿀팁,기타

전자담배 원팩 액상에 관하여

[각주:1]


2016년 10월 1일자로 전자담배 무니코틴 액상이 판매금지되었다.


정확히 말하면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의약외품으로 허가된 액상만 판매가 가능한 것이지만


허가를 위한 안전성 검사에 드는 비용이 만만치 않아 사실상의 판매금지조치와 다를 바 없다.


하지만 액상 제조사들은 합성 니코틴(이하 TFN)을 이용해 액상을 판매하는 편법을 사용,


오프라인 매장에서 아직도 전자담배 액상이 판매중이다.


TFN을 처음 들어봤거나 잘 모른다면 예전에 내가 썼던 글을 읽어보고 나머지를 읽기를 권장한다.


2016/09/24 - [전자담배리뷰/꿀팁+기타] - TFN, 혹은 합성 니코틴에 대해


처음부터 니코틴이 들어가 있는 상태로 판매되는 액상을 '원팩 액상'이라고 칭하는 듯 싶은데,


예전에는 밑에서 말할 과세 방식때문에 원팩이 상당히 비효율적이었던 반면


TFN이 팔리기 시작하는 지금은 굳이 액상과 TFN을 분리해 판매하지 않아도


담배소비세가 과다 징수되지 않기 때문에


제조사에서도 제조 과정에서 TFN을 넣는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원팩 액상이라 하면 원래 니코틴이 포함된 액상을 부르는 말이지만,


한국에서는 주로 이 니코틴이 TFN인 경우 원팩 액상이라 한다.



원팩 액상이란 건 우리나라에서만 새로운 개념이다.


외국에서는 한참 예전부터 액상에 니코틴을 넣어서 팔았었다.


[각주:2]

사용자가 니코틴 농도를 선택해 액상을 구매할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 원팩 액상이 판매될 수 없었던 이유는 바로 독특한 과세체계 때문이다.


한국에서는 1L짜리 액상에 니코틴이 0.1ml만 포함되어 있어도 그 1L에 대해 전부 담배소비세를 과세한다.


농도와는 무관하게 니코틴이 포함되어 있기만 하면 담배소비세 및 각종 세금을 물렸기 때문에


고농축 니코틴을 구매해 희석하고, 액상은 니코틴이 없는 액상을 구매해


둘을 섞어 사용하는 것이 현재 절세 측면에서 매우 유리하다.


하지만 현행법상 TFN은 담뱃잎과 무관하게 가공되기 때문에 담배소비세를 전혀 물지 않고,


따라서 액상에 TFN을 포함해 판매하는 '합리적인' 방식이 가능하다.



합리적이라는 말이 왜 나왔냐 하면, 바로 니코틴의 특성 때문이다.


니코틴이 신선할 때 액상에 섞게 되면 깔끔한 맛이 비교적 오래 유지되는데,


니코틴이 맛이 변질되면 액상에 섞더라도 이미 맛이 탁해졌기에 액상 맛도 같이 나빠진다.


그리고 니코틴은 가급적이면 냉동보관해야 그 신선함이 유지된다.


신선도가 상당히 중요한데, 한국의 전자담배 매장에서는 니코틴 관리가 매우 소홀했다.


금세 맛이 나빠지는 니코틴 용액을 장기간 실온보관해서 팔기 때문에


액상에 니코틴을 타는 순간 잡맛이 많이 개입하게 된다.


사용자는 그것도 모르고 모든 매장에서 그렇게 관리하니


원래부터 그런 맛이었던 줄 알고 계속 피고 있었던 거다.


[각주:3]

아메리퀴드의 TFN은 'S-니코틴'이라는 이름으로 홍보중이다


니코틴 보관에 많은 공을 들이기 어려운 전자담배 매장 특성상


제조사가 처음부터 신선한 상태의 니코틴을 액상에 투여해 판매한다면


그 관리도 상대적으로 용이하고, 맛도 보다 좋아진다.


하지만 앞서 언급했듯 TFN이 아닌 담뱃잎 추출 니코틴으로 그렇게 판매하면


엄청난 세금을 부담해야 하기에 판매가를 낮춰 수요를 높이기 위해


하는 수 없이 액상과 니코틴을 분리 판매했었다.


그러다가 의약외품으로 허가받지 못한 무니코틴 액상을 팔 수 없게 되자


액상 제조사들은 TFN이라는 우회로를 확보하면서


세금도 내지 않는 동시에 조금 더 정상적인 방법으로


액상에 니코틴을 포함한 원팩 액상을 팔기 시작할 수 있게 되었다.



매장에서 팔던 희석 니코틴은 비록 희석했다고는 하지만


안전하다고 할 정도의 낮은 농도는 아니었기에 위험했던 것이 사실이다.


일단 니코틴을 사용자가 어떤 식으로든 조작한다는 것부터


어느 정도의 위험이 따르게 된다.


비합리적인 과세방식과 높은 세율이 한국의 전자담배 유저를 위험에 몰아넣고 있던 셈이다.


게다가 외국에서는 매장에서 액상을 구매할 땐


위 웹사이트 캡처에서 보듯 니코틴이 이미 제조 과정에서 첨가되어 있는 액상을 판매하기에


사용자는 본인이 원하는 만큼의 니코틴이 포함된 액상을 구매하기만 하면 되고,


이 과정에서 사용자는 니코틴에 손을 댈 일이 전혀 없다.


조금 더 안전하고, 정상적인 방법으로 액상이 판매되는 것 자체는


늦었지만 환영할 만한 변화이다.



정리하자면, 원팩 액상이 판매됨으로 인해서 좋아진 부분과 안 좋아진 부분이 모두 있다.


예전 무니코틴 액상이 의약외품으로 전환되는 것에 관한 글을 썼던 적이 있는데,


2016/10/04 - [전자담배리뷰/꿀팁+기타] - 전자담배 액상 의약외품 지정과 관련한 모든 것


그 글에서도 지적한 부분 중 원팩 액상이 합법이라고 볼 수 있는 법적 근거가 미약해


언제 다시 판매가 중단될 지 모르는 위태로운 상태라는 점이나


가격이 비싸고 액상의 종류가 제한적이기 때문에 소비자의 구매 결정권이 침해된다는 점 등


원팩 액상도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아직 법 시행 초기라 시행착오가 많은데,


모쪼록 판매자와 구매자 모두가 좋은 결말로 해프닝이 마무리되었으면 하는 소망이다.




  1. 해외에서 판매되는 Solace Vapor의 TFN 원팩 액상. https://solacevapor.com/wp-content/uploads/2016/06/Untitled-1.jpg [본문으로]
  2. http://www.myvaporstore.com/Pablo-by-Modus-Vapors-60ml-eliquid-p/mov-pab.htm [본문으로]
  3. http://ameliquid.co.kr/data/editor/1606/e17c64754c3e0a1ef620ac6fdf545a77_1467176619_96.jpg [본문으로]